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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책 20권 읽기!

취향은 어떻게 계급이 되는가

by 에둥 2024.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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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아나운서 북클럽 선정도서에서 봤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찾아보니 없다..? 내 착각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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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테

Your daily life curator, BRO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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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여기랑 독서모임 지정도서로 선정되어 읽게 되었다. 
 
책 제목만 보았을 때 '계급' 보다는 '취향'에 꽂혔어서 그런지 막상 읽어보니 내가 상상했던 내용과 너무 다른 내용이었다. 
그만큼 내가 생각해본 적 없었던 주제와 내용들이 많았다. 
 
 
 
## 인상깊었던 부분들
 

학교를 졸업한 후 모모는 회사에 들어갔다. 회사 사람들은 모두 회색 인간이었다. 모모는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색깔을 잃을까 두려웠다. 그러던 어느 날 거울 앞에 선 모모는 깜짝 놀랐다. 모모의 하늘색은 모두 사라졌고 어느새 자신도 말쑥한 회색 신사가 되어있었다. 모모는 겁에 질려 눈물이 났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가 회색 신사였다. 그들은 모두 눈물을 참고 있었다. 

 
내가 나에게 더이상 회사를 다니는 사회인이 되고 싶지 않다고 선언한 때에 느낀 점과 너무 공감되었다. 사장님이, 상무님이, 팀장님이 매순간 눈물을 참고 있을 뿐인 어른이라고 느꼈을 때였다. 
 
 

300만원 이상부터는 원룸은 투룸 전셋집으로 바뀌고 가구를 사기 위해 최저가 순이 아닌 취향에 맞는 품질 좋은 물건을 선택할 수 있었다. 
결국 떠밀리고 떠밀려 문화적 양식이 현저하게 모자란 가성비 상품을 골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나의 취향은 자본주의 논리에 잠식되어 있었다. 
부르디외는 취향은 사회가 만들어낸 계급적 구별짓기라고 말한다. 소득에 따른 소비가 계층화된 구조 안에서 우리의 취향은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이다. 
오늘날 우리의 취향은 자신의 선택보다 사회에 의해 자연스럽게 선택된 경우가 많다. 그 취향이 결국 계급적 구별 짓기에 남용되는 것을 꺠우치고자 함이다. 

 
나도 취향에 맞는 가구를 사고 싶지만, 아직도 기능과 실용성만 갖춰진 최저가 순으로 가구를 선택한다. 여기에 대해 깊이 생각한 적 없었다. 내 취향에 대해 내가 선택했기 때문에 불만을 가진 적 없었다. 하지만 정말 내가 선택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끔 만들었다. 우리 사회는 돈이 없어도 밥을 먹을 수 있어야 한다 가난해도 생리대를 살 수 있어야 한다 가난해도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공간을 보장받는 곳에 살 수 있어야 한다 라고 말하며 싸우는 것처럼 취향도 경제여건에 상관없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것 같았다. 
 
 

부르디외는 더 나아가 인간의 기호로만 여겼던 취향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무형의 자본으로 개념을 확장했다. 

 
 

음식 취향은 인간이 접하는 가장 기본적인 문화활동이다. 

 
음식에 대해 문화활동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나..? 없었다. 
 
 

1인 가구는 경제활동의 최소 단위로 다른 가구보다 소득이 높지 않다. 대량 구매로 가격을 낮출 수도 없다. 비싸고 보관이 어려운 신선 식품과는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우리의 음식 취향에 큰 영향을 끼치는 소득이나 가구의 형태는 개인이 선택이 아닌 자신의 생존을 위한 최선의 결정에서 기인하였다는 것이다. 

 
내가 1인 가구이기 때문에 못하는 음식 문화활동.. 맞아.. 나 집밥 못챙겨먹고 있어..
 
 

단순한 재미와 쾌락을 추구하는 문화 장르를 일반 대중인 노동자가 주로 소비한다. 노동자는 대체로 예술을 소비하거나 사유할 시간이 적다. 
부르디외는 이것을 '문화 자본'이라고 부른다. 문화 자본은 가정이나 학교의 교육을 통해 작품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길러준다. 

 
문화를 자본이라고 한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신선해..
 
경제책을 읽으면서 소비도 자본이 남는 소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대개 소비는 무엇을 남기는가 고민한 적이 있었다. 거기에 대해 내가 무언가 자산으로 남길 수 있는 소비를 찾지 못했는데 문화 자본을 만들 수 있다면 좋은 소비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확정취향은 내가 태어나고 자라온 가정환경에서 주입되는 취향이다. 독립 취향은 확정 취향을 기반으로 스스로 형성해 나가는 개인의 취향이다. 

조금 더 가치있거나 나의 색깔을 잃지 않으려는 취향을 찾으려면 내 확정취향과 독립취향을 아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사회 자본은 한 사람이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거나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인맥을 뜻한다. 
문화 자본은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양식, 매너, 예술적 감각 등을 포함한다. 
문화 자본은 학습과 경험으로 취득할 수 있는데 자신이 경험하고 습득한 지식의 범위가 곧 그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계층의 범주를 뜻한다. 

문화 양식을 취득하는 일에 거리낌 없이 시간과 자본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만이 상류층에 속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타고난 미적 감각을 가진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부르디외는 각 계층이 내포하고 있는 사회 구조 속에서 자신이 속한 아비투스에 따라 미적인 감각이 길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슬픈 현실이지만 너무 공감되었던 말. 
압구정에 잠시 살았을 때 오며가며 나와 다른 세계라고 경험한 적이 있었다. 길거리에 유독 많은 갤러리들, 가게 시계 단 하나 한가운데에 전시해두는 곳, 평일 낮 시간에 하하 호호 걸어다니는 사람들..
저들에게는 저 시계가 무슨 의미일까 저 그림은 무슨 의미일까. 저들은 어떻게 자연스럽고 여유롭게 웃을 수 있는 걸까. 

아낌없이 문화양식에 시간과 자본을 쓰는 사람들의 깊이감과 고급스러움이 부럽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처음 압구정, 신사동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패션을 보았을 때, 마음과 경제적지원으로 응원해주는 가족들이 있어 마음껏 최선을 다해볼 수 있는 친구들이 제한없이 꾸는 꿈들을 보았을 때,
 
 

부르디외는 관계를 통해 단순한 친분을 넘어 어떤 기회나 가치를 생산하는 역할을 하는 자본을 사회(관계) 자본이라고 정의했다. 

 

관계 자본을 쌓기 위한 대중의 열망을 알아보았다. 

 

사회적 관계 자본은 상호 간의 관계가 자본으로 이득을 가져다 주는 것을 말한다. 

 

관계 자본은 누군가를 인정하고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과정이 끊임없이 반복되어야 형성된다. 

 
가끔 이해안되는 관계들, 나와 어떤 관계를 맺으려은 건지 모르겠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 책을 읽고 알게 됐다. 내가 관계도 자본이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걸.
 
 

내가 계속해서 소비하는 브랜드가 아니라면 그 브랜드는 나의 취향으로 녹아들 수 없다. 이처럼 취향은 소득과 긴밀하게 맞물려 있다. 
경제 자본의 전환을 통해 문화 자본을 얻는 데 필요한 상징적인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모두가 인정하는 제도화된 문화 자본 하나로 교수라는 직업부터 재력가 남편이라는 경제 자본까지 자연스럽게 끌어들인 것이다. 
안나의 이야기는 결국 상징 자본에 휘둘리는 현대 사회의 취약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다. 

 

경제 자본의 소유자들이 자녀들의 문화 자본 축적에 관심을 갖는 것도 문화 자본과 경제 자본 사이의 전환율을 높이기 위함이다. 

 

자본 축적은 더 이상 노동력의 착취라는 순진한 방법으로만 수행되지 않는다. 

 

결혼과 출산은 개인의 자유지만 결혼과 출산이라는 문화 자본을 얻기 위해서는 실제 무시무시한 경제 자본이 필요한데 그 중 하나가 가족과 함께 거주할 아파트다. 

 

누구나 누릴 수 있었던 가장 보편적 문화인 결혼과 출산이 이제 특정 조건을 갖춘 계층의 전유물이 되어가고 있다. 이처럼 계급마다 누릴 수 있는 문화 자본이 다른 사회를 우리는 계층 사회라고 부른다. 

 
 
결혼을 하는 데에 막대한 경제 자본이 투입되며, 결혼과 출산 또한 특정 계층만이 누릴 수 있는 문화가 되어가고 있다는 데에 동의한다. 하지만, 결혼과 출산의 가장 큰 걸림돌은 경제 자본 보다는 사회의 지나친 개인화와 물질만능주의 라고 생각한다. 물질만능주의로 비교하고 남들보다 더 잘나고 싶고, 가난하게 결혼하고 싶지 않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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